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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지은 자들이 검찰 비웃어" "인사 그물 쳐 법원 정치화"_바사연 김종민공동대표의 인터뷰 기사

바른사회운동연합 * 바른사회운동연합 공동대표 * 前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죄 지은 자들이 검찰 비웃어" "인사 그물 쳐 법원 정치화"

[장세정논설위원이간다]-바른사회운동연합김종민공동대표의 인터뷰 기사 


 (2022.03.01. 중앙일보게재)

 

 

[전직 검·판사가 토로한 망가진 반부패 시스템]

[김종민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개혁한다며 검찰 수사 역량 훼손

범죄 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 못해

프랑스 반부패시스템 개혁 배우길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

김명수 체제 사법부 이념화 심각

특정 성향 판사들, 법원 요직 독식

법원의 정치 오염 반드시 막아야

 

 

201112'검찰을 생각한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출연한 조국 서울대 교수(왼쪽)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두 사람은 20175월 집권 이후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유튜브 캡처 

 

 교수신문은 지난해 12월 묘서동처(猫鼠同處)'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쥐와 한 무리를 형성해 곳간을 턴다는 의미다.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가 만연한데도 방치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LH 신도시 투기에 이어 대장동 비리 의혹이 터졌고, 올해엔 구청 공무원이 세금 115억을 횡령해 충격을 줬다.

 

 죄지은 자가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 치는 세상은 누가 봐도 비정상이다. 죄를 지으면 벌 받고,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 사법 시스템의 존재 이유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국가 반()부패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탄식이 들린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검사와 판사 출신 두 변호사를 만나 검찰과 법원 내부 실상을 들었다.

 

김종민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이 대검 청사 앞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장세정 기자

 

 김종민(56·연수원 21) 변호사는 법무부 인권정책과장과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역임했다. 바른사회운동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6년 프랑스가 했던 것처럼 국가 발전을 위해 전면적인 반부패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부패 시스템이 얼마나 마비됐나.

 "과거에 대검 중수부의 부패범죄 수사는 일부 오해와 비판도 있었지만, 2013년 중수부 폐지 전까지는 나름대로 부패 척결의 순기능이 있었고 국민의 박수도 받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내세워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대부분 무력화시키는 바람에 검찰의 부패 범죄 대응 역량과 전문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됐다. 과거 검찰 수사의 부정적 관행을 개혁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개혁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 제일 큰 문제다."

-어떻게 개혁해야 옳을까.

 

 "검찰을 비롯한 형사사법 제도는 신속하고 공정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들도록 효과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고도화되면서 범죄는 갈수록 지능화·첨단화하고 있는데 그런 범죄 환경 변화에 대응한 검찰 개혁과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은 채 검찰 팔다리 자르기에만 집중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 수사에서 보듯이 경제·금융 범죄가 커지는데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서울 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수단을 폐지했다."

 

-범죄자들이 뒤에서 웃었겠다.

 "검사들 사이에는 '거악(巨惡)이 발을 뻗고 잠들지 못하게 하라'는 금언이 있다. 서초동 검찰청사에 24시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야 범죄자들이 언제 검찰이 들이닥칠지 몰라 겁낸다. 범죄 억지력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검찰개혁한다면서 범죄 억지력이 무력화되자 거악이 검찰을 비웃으며 편하게 잠들 수 있는 세상이 된 듯해 개탄스럽다."

 

-경찰과 공수처는 제역할을 못하나.

 "조국 전 민정수석 등 검찰개혁을 추진한 세력들이 검찰 수사 기능을 제한하면서 국가 차원의 반부패 수사 역량을 유지할 대안을 제시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해 검찰을 견제하고 무력화하는 데만 몰두하다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공수처는 부패 수사 의지도 역량도 없어 보이고, 경찰에 넘어간 사건은 블랙홀에 빠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민정수석에 이어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들을 앞세워 검찰개혁을 빌미로 검찰의 수사 역량을 무력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들이 정의롭게 수사하면 되지 않나.

 "인사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 5년간 검사가 권력 비리를 좀 수사하려고 하면 6개월마다 인사를 단행해 수사팀을 흔들고 해체했다. 특수통 검사들은 10~20년 수사 경력과 전문성을 쌓아왔는데 '윤석열 사단'으로 몰려 수사 일선에서 배제됐다. 그 자리를 특수 수사 경험이 거의 없거나 친정권 성향인 검사들로 채웠다. 수사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권력 비리에 대한 수사 의지도 실종됐다. 검찰이 정체성을 잃으면서 검사는 검사대로 정치적인 고려를 많이 하게 됐다. 수사 의지를 꺾으니 검사들이 의욕 상실에 빠졌다."

 

-민감 사건은 선거 뒤로 미루면 될까.

 "필요하다면 선거 뒤로 미룬다고 선언하는 것도 방법인데, 무엇보다 일관된 기준이 제일 중요하다. 과거엔 선거를 앞두고 오해를 살 수 있는 수사는 안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검찰총장이 뭔가 기준을 제시했는데, 김오수 검찰총장 체제에서는 논의조차 없다. 지휘해야 할 검찰총장은 사실상 실종 상태다."

 

-적폐수사는 정치보복인가.

 "물론 과잉 수사는 자제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법치주의와 법 앞의 평등 개념은 누구나 죄를 지으면 수사받고 처벌받아야 한다는 단순한 원리다.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적폐수사나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문제다. 적폐라는 단어는 법적 용어가 아니고 정치적 용어다. 보복으로 몰아가는 것은 법 앞에서 예외가 되겠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워온 공정과 정의에도 위배된다.“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장세정 기자

 

 법원 사정은 어떨까. 지난해 2월 퇴임할 때까지 법원 내부에서 'Mr. 쓴소리'로 불렸던 김태규(55·연수원 28) 변호사를 만났다. 헌법재판소 연구관과 부산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한 그는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 모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수 대법원 체제 5년을 돌아보면.

 "노무현 정부와 이용훈 대법원장 체제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사법부가 정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법관들이 정치 성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과거엔 행정부 공무원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풍파에 거의 휩쓸리지 않는 사법부를 부러워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많이 정치화됐다는 말인가.

 "사법부의 기능은 판단하는 일이다. 법원의 판단이 공정하게 나오느냐, 정치적으로 차별이 없이 나오느냐에 따라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성이 판가름난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법원은 공정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소위 적폐수사 당시 '구속영장 자동발매기(ATM)'란 비아냥까지 들었다. 친정권 성향 인사는 영장이 기각되거나 뒤늦게 발부됐고 갑자기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 재판을 받기도 했다."

 

-어쩌다 법원이 그렇게 됐나.

 "이념화됐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념화된 판사들이 주류가 되면서 법원의 인적 구성이 재편됐고 그 과정에서 사법부가 정치화됐다.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 정신에 따르면 견제와 균형이 이뤄져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임기가 단축되고 2017년에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서 문재인 정부와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같은 해에 출범했다. 견제와 균형이 무너졌는데도 대법원장은 사법부 독립에 대한 심각한 고민도 없이 정권과 코드 맞추는 방향으로 법원을 운영해왔다."

 

-코드 맞추기 행태의 사례를 든다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이던 우리법연구회가 '사조직'이란 비판을 받자 2011년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법관 약 3000명 중 15%(450)가 회원이라고 한다. 이 사람들이 법관 인사를 통해 '인사의 그물'을 쳐 놓고 그 자리에 특정 성향의 판사를 심는다. 예컨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민감한 사건을 다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부와 영장전담 재판부 등 요직에 특정 성향의 자기 사람을 채우는 거다. 법관 사무분담위원회를 특정 성향의 판사들이 좌우하다 보니, 서울중앙지법에 최근까지 6년 연속 근무한 특혜성 판사 인사도 가능해졌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0179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재판 등이 몇 년째 지연돼왔다.

 "법원이 정치화됐다는 단적인 사례다. 선거는 대의민주주의의 요체이니 선거 재판은 다른 어떤 재판보다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울산시장 선거 재판을 몇 년째 질질 끌다 보니 대통령의 30년 절친 송철호 울산시장은 재판 중에 4년 임기를 거의 다 채우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 재선에 도전하게 됐다. 대통령부터 검찰·법원·지자체까지 공정한 선거를 관리해야 할 기관들이 책무를 방기한 결과인 셈이다."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 모두 문제다.

 "사법부가 정권의 코드에 맞춰 움직이니 마치 사법부가 행정부의 일개 부처처럼 보인다. 사법부가 권력의 진정한 시녀가 된 상태에서 사법의 정치화가 벌어진다.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는 서로 맞물려 있다. 정치적 사건이 정치권에서 해결되지 않고 자꾸 사법부로 던져질수록 정권은 이전보다 더 사법부를 장악할 필요와 유혹을 느낀다. 정치와 사법 사이에 '악의 상승 작용'이 일어나는 셈이다."

 

-그에 따른 대가와 부작용이 크다.

 "힘센 정치 영역이 사법부를 이리저리 부리며 이용하면 약한 사법부는 정치 눈치를 계속 보면서 입맛대로 맞춰주게 된다. 진실과 거짓이 헷갈리고 결국 국민의 사법 불신이 커진다. 이는 국가 시스템의 붕괴다. 법치주의가 사라져 약육강식(弱肉强食) 논리가 통하는 세상이 되면 전체주의 사회와 다를 게 없다."

 

-민주주의의 보루인 법치주의를 지키려면.

 "주권자인 국민의 의지와 국가 시스템이 시너지를 내야 한다. 대통령은 5년마다, 국회는 4년마다 선출한다. 국가 시스템 중에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것이 사법부다. 국가의 근간을 지키려면 반드시 법원이 정치에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록일 : 2022-03-02 13:54     조회: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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