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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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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전시기획사와 문화시장과

바른사회운동연합








필자 : 이성낙 교수(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뮌헨의과대 졸업. 프랑크푸르트 대 피부과학 교수

연세대 의대 교수, 아주대 의무부총장 역임

가천대 명예총장, 한국의 약사평론가회 회장

() 현대미술관회 회장, ()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



전시기획사와 문화시장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올해 2021429일부터 815일까지 <시대의 얼굴>이란 영국 초상화 전시가 있었습니다. 부제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가 말해주듯,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 초상화, ‘문화 국빈이 서울에 온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I세 여왕(Queen Elisabeth I, 1533~1603) 초상화도 함께 전시되었지만,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 초상화가 전시된 많은 초상화 중, ‘으뜸 초상화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I세의 초상화는 여러 점 있어도,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유화 초상화는 유일하다는 사실이 얼마나 귀한 문화재인가를 직감케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초상화를 발견·수장하게 되자 영국 사회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던지, 1856년 세계 최초로 국립 초상화 갤러리 (National Portrait Gallery)’를 런던에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National Portrait Gallery(Charles Saumarez, 2010)

 

 아무리 생각하여도, 영국이 보배처럼 귀중하게 여기는 초상화가 영국국경을 넘어 서울까지 왔다는 사실이 경외(敬畏)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면서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서울을 방문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격상된 문화 국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전시기획자의 역량이 크게 돋보였습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날 서울에 사는 유럽인들에게 서울에 살면서 음악회나 미술 전시회와 같은 문화예술 이벤트가 적어 혹시라도 아쉬운 나머지 문화 갈증을 느끼냐고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문화 갈증이라니? 서울에 살면서 문화예술을 하도 과식하여 문화 과체중이 걱정될 정도라며 재치 있는 답변을 하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및 미국에서 찾아오는 세계적인 유명 교향악단과 더불어 다양한 전시회가 너무 많다며 즐거운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1548년 설립되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옛 동독의 드레스덴 국립 관현악단(Staatskapelle Dresden)’의 서울공연(2019)을 언급하기도 하고, 꿈에 그리던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의 전시와 세계적인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 (Alberto Giacometti, 1901~1966)의 조각품전시(2018)를 서울에서 관람할 수 있었것을 크게 기억에 남은 일들로 꼽았습니다. 뜻밖에 얻은 문화선물이라며 말입니다. 바로 한 전시기획사가 해낸 업적입니다.

 

 그런데, 전시기획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른 면이 보입니다. 마크 로스코나,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장에 선보인 작품의 숫자나 규모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엄청 비싼작품들이 몽땅서울 나들이를 한 것이 정녕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이는 전시기획자의 전문성에 바탕을 둔 사회적 내공과 무관하지 않아서입니다.

 

 돌아봅니다. 지휘자 쥬빈 메타(Jubin Metha, 1936~)가 이끈 뮌헨필하모니(Muenchner Phil.)1997년 서울을 찾아와 국내 음악애호가에게 아름다운 선율로 행복감을 주었습니다. 이는 고 김우중(1936~2019) 대우그룹 회장의 초청 덕분에 가능하였습니다. 즉 대우그룹이란 대기업의 든든한 보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두 점도 아닌 마크 로스코의 그 고가의 대표작들, 그 많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품들이 서울까지 나들이 온 것은 사실은 우리 문화계가 맞이한 크나큰 선물이었습니다만, 이 전시들을 준비한 전시기획자의 안목과 능력의 발현 없이는 분명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문화소비자인 필자는 전시기획자에게 고맙기만 하였습니다. 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각각 25만 명, 50만여 명의 시민에게 대단한 행복감을 안겨주었던 사실도 무심히 넘길 사항이 아닙니다.

그런데 전시를 기획한 회사가 재벌기업도 아닌데, 그 업계에서 얼마나 신망이 컸으면 그렇게도 많은 명품이 몽땅그 먼 여행길에 나설 수 있었을까 의아해하며 높은 경외감마저 가졌던 것을 기억합니다. 바로 한 전시기획사가 문화예술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역할을 본 것입니다.

 

 바로 얼마전, ‘코로나 사태로 우리 사회가 암울한 가운데 세계적인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작품 전시회가 있다 하여 찾아갔습니다.

전시작품 서너 점의 유화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멀티풀(Multiple, 판화)이였습니다. 그리고 서너 점의 대형작품은 다른 형태의 멀티풀인 태피스트리(Tapestry)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필자의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전시기획사의 역량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덧 우리 문화 소비자의 눈높이가 앞서 언급한 세계 수준의 작품전시를 보면서 한없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문화시장에서 전시기획사의 순기능과 문화 소비자의 행복지수의 상관관계를 다시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등록일 : 2021-12-17 16:44     조회: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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