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비슷한 애들끼리 수업 받아야 잠자는 학생 없어져”
문화일보 창간 24주년 특집
박근혜정부는 교육개혁을 공공개혁, 노동개혁, 금융개혁과 함께 4대 개혁으로 정하고 이의 가속화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개혁이라고 볼 수 있는 정책이 별로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창간 24주년을 맞아 ‘교육개혁’을 주제로 한 대담을 지난 20일 서울 중구 충정로1가 문화일보 회의실에서 가졌다. 이날 대담에는 이명박정부에서 2년 반 동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54)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뒤 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교육개혁운동을 벌이고 있는 신영무(71) 변호사가 참석했다.
△ 사회자 = 박근혜정부가 교육개혁을 주요개혁 대상으로 삼고 있다.
△ 이주호 교수 = 교육개혁은 (박근혜정부의)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사실 현 정부가 4대 개혁 중 하나로 교육개혁을 꼽은 것은 잘한 것이다. 해외에서 일을 해보면 한국이 교육을 강조하고 중시해서 이만큼 발전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 경험으로 보면 교육개혁의 속도는 아무리 빨라도 지나치지 않다. 왜냐면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가는 교육을 시켜주지 않으면 청년실업, 저성장, 불평등의 심화라든지 기본적인 문제들이 함께 따라온다. 선진국 학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교육이 기술을 얼마나 따라 잡느냐가 중요하다고 하더라. 그만큼 기술 변화를 극복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 국가 정책이 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육이 빨리 변화하느냐’고 생각했을 때 ‘노력하고 있지만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영무 대표 = 기본적으로 이 교수 지적에 공감한다. 박근혜정부 들어서 교육개혁이라고 한 내용이 무엇인가 보면 자유학기제를 실시한 것, 공교육 정상화법을 만들어 선행학습 폐지를 내건 것 등 두 개가 생각난다. 먼저 공교육 정상화로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것은 사교육 촉진법이다. 왜 이런 법이 국회를 통과했는지 기가 막히다. 일반고에서 방과후 학생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면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사교육이 교육을 망치고 있는데…. 또 꿈과 끼를 살리는 자유학기제는 실험단계에 있어 평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의 본질은 어느 부모든지 내 자식은 ‘스카이’로 불리는 일류 대학에 입학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 사교육이 번창할 수밖에 없다. 일반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것이 근본적으로 시정되지 않는 한 교육개혁의 의미가 없다고 본다. 말로는 창의적 인재양성이라고 하지만 교육이 대학 입시를 위한 경쟁이다. 대학진학률이 71%라더라. 이런 나라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나. 노동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것과 다른 교육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 사회자 =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 이주호 교수 = 신 대표의 우려에 공감하고 책임도 느낀다. 교육의 변화라는 것이 어렵다. 요즘 연구하고 글을 쓰면서 느낀 건데, 정부가 제도를 고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참 어렵다. 신 대표 지적의 핵심도 교실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잠자는 것이 아니고 동기를 부여받아 주도적으로 즐기면서 하는 교실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입시와 교육과정 등을 고쳐보면 제도의 변화가 현장까지 내려가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교사가 바뀌어야 한다. 교원평가제, 교장평가제 도입으로 제도를 바꿨는데도 현장이 크게 안 바뀌어서 신 대표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교실 변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는 수업방식을 바꾸는 방법으로 돈이 많이 드는 연수 등을 고집하고 있다. 새로운 수업 방식의 교육은 정보기술(IT) 발전으로 돈을 적게 들여도 얼마든지 새롭게 변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민간 재단들이 교실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한테만 바꾸라고 맡겨두면 현장은 안 바뀐다. 밑으로부터 교실의 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국가 전체가 나서서 교실을 바꿔야 한다. 변화는 현장의 학교 하나, 하나가 바뀔 때 바뀌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이스터고교가 변화를 주도했다. 이명박정부 5년간 마이스터고를 30여 개 정도 했다. 마이스터고가 자리를 잡으니 지금은 350개 되는 특성화 고교가 다시 다 살아났다. 현장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제도를 바꿔도 그 제도가 뿌리를 못 내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현장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 신영무 대표 = 교실 변화는 핵심이라 생각한다. 교실은 학생들이 잠을 자는 곳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왜 붕괴됐는 지는 금방 알 수 있다. 능력이 다른 애들을 같은 반에 데려다 놓으니 수업이 안된다. 이동식 수업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는데 내가 미국 뉴욕에서 유학할 때 큰 애가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갔다. 1학년 반이 5개 반으로 편성돼 있더라. 영어책이 글씨 큰 것, 작은 것 해서 다섯 권이 다 다르더라. 수학도 능력에 따라 반을 옮겨 가며 배운다. 그러니까 교실에서 공부가 되는 것이다. 비슷한 애들끼리 해야 수업이 된다. 외국에서는 팀으로 과제를 줘서 수업을 한다. 나도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 보면 교사가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친구들하고 배우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거기서 경쟁심도 생기고 협동심도 생긴다. 단체 생활도 배운다. 이런 것을 해야 하는 데 그게 중학교와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 평준화 정책은 1974년 시작했다. 1980년 과외가 금지됐다. 1989년 헌법재판소에서 과외금지 위헌 판결이 났다. 이후부터 사교육 열풍이 분다. 1999년에 교실 붕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언론에 났다. 교실이 붕괴된 지 16년째인데 정치인들은 교육 문제를 등한시한다.
△ 사회자 = 고교등급제가 부활되면 교육 현장이 변화할까.
△ 신영무 대표 = 특수목적고가 생기면서 고교 평준화 일부가 해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목고 학생이 과학고, 외고의 설립 취지에 맞춰서 그쪽으로 학교 가는 것이 아니고 의대, 법대, 상대 등 인기학과에 들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그 학교를 간다. 과거 일류 고등학교와 똑같이 됐다. 결국은 경제적 약자들이 계층 이동의 기회를 잃어 피해자가 됐다. 사교육을 못 받으니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가는 것이 어려워졌다. 평준화 취지에 찬성했던 것은 같은 조건으로 하면 교육의 균등이 실현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으로 경제적 약자들이 피해자가 되더라. 이들은 일반고로 갈 수밖에 없다. 이명박정부 때 마이스터고 등이 기여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헌법 31조에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일반고 간 학생이 능력에 따라 교육을 받나. 그렇지 못하다. 그러면 이것은 위헌이다.
△ 이주호 교수 = 나도 학자로, 행정가로 교육개혁을 추진할 때 똑같은 문제의식을 가졌다. 지난 정부때 고교 다양화라고 해서 자사고를 만들었다. 자율형 공립고도 있고 기숙형 고교라고 해서 지방 우수 아이들이 소도시에 모인 좋은 학교도 있다. 자사고는 300여 개 학교에게 학생 선발권을 주는 등 평준화를 보완하는 다양화 정책으로 추진했다. 마이스터고가 활성화되면서 대학 입학률이 84%까지 올라갔다가 71%까지 떨어졌다. 현재의 이슈는 일반고의 위기다. 일반고들에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 공립에게도 주고 사립에게도 자사고 외에 학교에도 규제를 완화해 줘야 한다.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완전 비평준화로 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문제 인식에는 공감한다. 지금 있는 제도 내에서도 크게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혜택을 갖는 노력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노력을 해야 하는데 현 정부 와서 그런 노력이 안 보인다. 개혁이 계속 진행돼야 하는데 속도가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해서 걱정이다.
“이젠 대학총장들이 나서 入試는 맡겨달라 말해야할 때”
△ 사회자 = 기자도 고등학교 1학년 딸의 학부모다. 딸이 학원을 많이 다닌다. 사교육 잡을 수 없는 건가.
△ 이주호 교수 = 이명박정부는 사교육 잡는 데 총력을 기울여서 학원이 오후 10시 이후 수업을 못 하게 했다. 그것보다 가장 효과 있었던 것은 방과후 학교다. 학부모 입장에서 학원 보내다 안 보내면 허전하다. 그래서 학교에서 다양한 특기 적성 교육을 하면 새로운 수업 방식을 도입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사교육 지수가 쭉 올라가다가 지난 2011년부터 꺾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방과후 학교라고 많은 학자들이 말을 해줬다. 그래서 방과 후 학교를 늘리고 있었는데 현 정부 들어와서 무상급식 때문에 재정 압박이 온다고 방과후 학교 예산이 줄어들더라. 그러니까 사교육 1인당 부담이 다시 올라간다. 사교육 정말 줄여줘야 된다.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고, 사회 이동성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사교육 못 받아서 좋은 대학 못 가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사교육은 정부가 방점을 주고 체크를 해서 줄여나가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 신영무 대표 = 공교육을 정상화하면 사교육은 제일 쉽게 바로 잡힐 것이다. 그런데 정상화한다고 해놓고 선행학습이라고 해서 방과후 수업을 줄였다. 좋은 정책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공교육이 붕괴되면서 사교육에 의존하게 됐다. 사교육비가 엄청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일류기업에서 1억 원대 연봉을 받아도 애 둘만 있으면 월급 가지고 감당 안 된다. 중산층이 우선 붕괴된다. 사교육이 싫어 해외로 가면서 기러기 아빠 문제가 생겼다. (일을 하다가) 유혹을 받으면 자식 교육비용 때문에 타협하게 된다. 그것을 거절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직무를 하면서 유혹을 뿌리치고 청렴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사교육 문제가 나라의 뿌리를 흔드는 것 같다. 사교육비가 나라를 멍들게 하고 우리나라를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다.
△ 사회자 = 대학의 본고사 부활이 필요한가. 대학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닌가.
△ 신영무 대표 = 대학이 이제 완전히 자율권을 가지고 본고사를 시행해 자기가 원하는 인재를 뽑는 시대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중·고등학교 교육이 바뀐다. 교육부가 더 이상 대학에 간섭하면 안 된다. 기여입학제는 양극화가 심한 우리 사회에서 민감한 문제다. 저소득층은 부유층 혜택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크게 보면 예전에 고교 입시를 통해 고교에 진학할 때 기여입학 비슷하게 들어간 학생이 있었다. 그때는 표시가 안 나게 학교에서 운영했다. 그 사람들이 현 사회에서 리더가 되고 학교에 기여하는 것을 보면 대학에서도 정원 외로 소수 인원을 뽑아서 그 돈을 장학금 등으로 쓰면 오히려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사립대는 등록금만 가지고 학사운영이 힘들 것 같다.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고 기여입학제로 들어온 돈도 재정을 충당해야 한다. 현재는 교육부가 대학 지원금을 가지고 대학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 이주호 교수 = 입시는 지금쯤은 총장들이 나서서 우리에게 맡겨달라 하는 식으로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고 정말 대학들에게 맡겨보자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명박정부 때는 대학에 재정 지원할 때도 지표 중심으로 했다. 교육부 눈치 안 보고 지표만 충족시키면 됐다. 대학의 구조개혁이라는 게 부실 대학 정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구조개혁이라는 명분 하에 모든 대학의 정원을 간섭하는 건데 그것은 잘못된 것 같다. 안타깝다. 대학의 구조개혁이라는 틀이 있었는데 엉뚱한 정책이 돼 버렸다. 이명박정부 때 6개 대학의 문을 닫았다. 문을 닫으면서 기대했던 것은 우리가 틀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음 정부는 20∼30개 대학을 더 닫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거꾸로 돌아갔다. 대학 구조조정은 어떻게든 원래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구조개혁은 부실 대학 정리를 말하는 것이지 정부의 간섭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 사회자 = 초·중·고등학교 교단에 대한 개혁도 필요하지 않나.
△ 이주호 교수 = 교원 평가는 있다.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가 평가하는 것이 있다. 거기에서 최하위에 있는 교사들이 3번 연속 최하위를 받으면 퇴출되는 구조도 있다. 하지만 그게 실질적으로 지방교육청으로 내려가서 실행이 안 되고 있다. 이런 부분이 부적격 교사를 퇴출할 수 있는 구조로 돼야 한다. 한 걸음 더 나가서 교단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제도를 생각한다면 수습 교사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교사의 질은 높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에는 적성이 더 중요하다. 성적만 높다고 해서 교직에 맞지 않는 분들이 평생에 교직에 있는 것은 문제다. 수습 기간을 2∼3년 둬서 정리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지 좋은 교단을 유지 할 수 있다. 교단에 한번 들어온 분을 내보내기는 쉽지 않다. 교육청도 교육감이 관심을 가지면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들을 교육부가 전체적으로 수습교사제도 등으로 공론화해서 주도하면, 교육청에서도 호응이 있을 것 같다. 교육감 몇 분을 만나면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우리나라는 교사가 되려면 고교성적 0.1%의 학생들이 돼야만 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교사로서의 자격이 있느냐고 했을 때는 부적격한 사람들도 있다.
△ 신영무 대표 = 경쟁과 평가가 없으면 발전이 없다. 일부에서는 교원 단체의 반발이 있지만 교사 평가가 제대로 돼야 한다고 강하게 말한다.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고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 보면 훌륭한 교사에게 배운 것이 평생 살아가는 데 교훈이 된다. 사표가 되는 교사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것은 평가가 있어야 빨라진다고 생각한다. 싱가포르는 우수교사를 초빙해서 연봉을 많이 준다고 한다.
△ 사회자 =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논란이 많다.
△ 신영무 대표 = 사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역사를 올바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대사를 정리 못 하고 좌편향 검정교과서가 많이 나오고 있다.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서 국정화라도 해야 한다는 고육지책은 이해한다. 하지만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문제도 있고 문제의 접근 방법이 유감스럽다. 건국과정과 이승만 역할 평가가 너무 잘못돼 있다. 그런 것들을 역사학자, 경제학자 등 많은 분이 모여서 차이가 나는 중요 사건별로 평가해가면서 좀 어떤 합의를 이루는 것이 선행돼야 하지 않느냐 한다.
△ 이주호 교수 = 국정화해도 현장이 바뀔까 싶다. 정말 우리 역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근대사에 대한 연구를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 쪽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 교실에서 교사들이 과연 아이들에게 역사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칠 것인가 하는 것이 이슈이고 교과서는 수단이다.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게 해서 에세이를 쓰게 하는 등의 수업을 잘하는 교사들에게 시상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식으로 교사들의 수업방식을 바꾸고 교사들의 생각을 바꿔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또 바꿔주고, 그런 현장 변화의 노력이 중요하다. 지난 정부에서 교육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교과서 문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아직도 역사교과서 편향성을 해소하지 못한 것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현 정부에서 노력을 할 때 현장을 계속 생각하고 또 정부 혼자 일할 것이 아니고 중간기구들, 학계 등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함께하지 않으면 국정화 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
△ 사회자 = 교육개혁을 위해 마무리 말을 해 주신다면.
△ 신영무 대표 = 교육개혁을 하겠다는 기본 철학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람의 능력이 모두 다른데 전부 대학 입시로 경쟁을 하려고 한다. 부모들의 생각을 바꿔주도록 해야 한다. 교육개혁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지적능력이 있는 학생들은 수월성 교육을 해서 나라를 짊어지도록 해야 한다. 기술 등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마이스터고를 가서 다른 일을 하면 된다. 요즘에 요리가 인기라서 요리 관련 스타들이 변호사와 비교가 안 되는 사회적 인기와 부를 누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그런 것이 교육을 바꾸는 데 하나의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교육개혁은 교육전문가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기 때문에 전부 눈치를 보고 소신껏 못하게 된다. 그래서 시민단체를 만들어서 교육개혁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논의는 많지만 실현하는 게 문제다. 교육을 개혁할 수 있는 초정권적인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는 상당한 특권을 부여해야 한다. 오랫동안 사회에서 생활해 보니 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암기만 해서 나오는 사람은 쓸모없다. 쓸모있는 사람은 책임감, 협동정신, 체력 등을 갖춰야 한다.
이주호 교수 = 최근 역사문제가 이슈됐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경우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에서 가장 교육을 중시한 분이다. 그 교육에 대한 중시와 투자가 대한민국이 이후 산업화, 민주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교육이다. 지금 많은 문제가 있지만, 또 폭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의 힘으로 나라가 다시 융성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회 = 신선종 차장(사회부) hanuli@munhwa.com
정리 =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출처 : 문화일보 2015.10.29.>
바른사회운동연합 | 2015-10-30 | 조회 2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