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토크콘서트
안동 시민회관에서 500여명 참석, 성황리에 마무리
▲ 8월 24일 안동시민회관에서 열린 교육개혁 토크콘서트에서 패널들이 공개토론을 하고 있다 우리 교육의 문제를 근본에서부터 짚어보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바른사회운동연합(상임대표 신영무 전 대한변협 협회장)등이 24일 안동 시민회관에서 개최한 “바른사회가 원하는 바른 사람을” 주제의 교육개혁 토크 콘서트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속에 진행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권영세 안동시장, 김광림 국회의원, 박창한 안동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종길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장, 안동시의회 시의원 등을 비롯해 500여명이 참석,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다양한 질의응답까지 진행되는 바람에 당초 예정보다 1시간이상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토론에 앞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모델로 우리 청소년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입시경쟁에 내몰리면서 겪는 현실을 그린 상황극이 무대에 올려졌으며 참석자들은 자신의 가정이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토크 콘서트에서는 입시경쟁으로 무너지는 공교육, 적성과 창의성으로부터 더욱 멀어져가는 과열 대입경쟁,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 부담, 날로 악화되는 대졸자들의 미취업 문제, 교육문제에 대한 과도한 정치화 및 대립 등 한국 교육은 국가 존립에 점차 심각한 장애물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교육개혁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시됐다. 국무총리와 서울대 총장을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특히 이른바 SKY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전체 대학입학정원의 1.4%에 지나지 않는 이른바 명문대학에 입학하려는 경쟁 때문에 국가 전체의 초중고등 교육체제가 사실상 종속되는 비정상 상태가 조속히 개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자들은 각자의 입장을 떠나 이런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인 교육으로는 국가의 미래는 물론 학생 개개인의 행복과 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먼저 신영무 바사연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교육은 이제 ‘한국미래의 등불’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늪’이 되어 버렸다”고 진단하고 “우리 교육의 기형화가 몰고 오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우리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 대표는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바람직한 의견을 도출해 교육개혁의 방안을 마련하고 이것이 앞으로 전국적인 국민운동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론에서 서울 구룡중의 강연흥 교장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함몰돼 본질로부터 너무 멀어진 우리 교육, 세속적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이 돼 버린 교육, 무조건 일단 이기도록 가르치는 승자중심 무한경쟁주의 교육, 하나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획일주의 교육 실상에 절망하는 교단”의 실상을 전하면서 “해당 연령대의 발달 목표를 달성하는 게 아니라 남보다 앞서서 상위 몇 %에 들어가는 것만을 무한적으로 경쟁하는 교육으로는 모든 학생들이 아픔만 겪을 뿐 세계적 경쟁 속에서는 전혀 무용지물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장은 나아가 우리보다도 학교 시험의 압력이 그리 크지 않은 미국에서조차 시험중심 교육이 미래경쟁력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전하고, 우리 교육이 “시대의 정신이나 가치를 담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면 지체없이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어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은 토론에서 “평준화가 기본정책이 되는 상황에서 지식정보화 시대에 창조적 인재가 나오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국가의 리더들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당장 다음 선거부터 고교평준화 제도의 개혁 및 고교입시의 부활, 대입제도의 개혁 등을 내걸고 국민들에게 선택을 묻는 방식을 결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소장은 대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변별력을 상실한 수학능력시험은 폐지하고 차라리 대입자격시험을 도입하고 궁극적으로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주는 방안까지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1년에 대학 졸업생이 50만명인데 제대로 직업교육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교육의 양과 질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현재 400개에 이르는 대학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토론에서 “현재의 교육은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사회,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망가지는 쪽으로 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대안과 관련해 김이사장은 “우리 선인들은 부모 효도, 가정 화목, 공동체 배려 등의 덕목을 바로 모범적 삶을 통해 후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후손들을 교육했다”고 전하고 “현재 어머니한테 맡겨져 있는 교육에 아버지가 제대로 참여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방법을 배워나가야 하고, 부모가 조부모에게 존경과 효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손자손녀의 올바른 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와 함께 “현재 교사고시라고 할 정도로 임용고시의 경쟁은 치열한데 신입교사들은 막상 학교의 현실에 크게 실망해서 OECD 국가 가운데 교사를 선택한 뒤 후회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전하고 “교사들이 안정된 직장이 아니라 정말 곧고 바른 품성을 요구하는 천직이라는 자세를 갖고 스승으로서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조태임 한국부인회 회장은 “여성은 20대에는 취업 때문에, 30대에는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문제로 고민하다가 40대에는 자녀들과 교육문제로 엄청난 전쟁을 치루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진단하고, “과외 등 사교육으로 무너지는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녀의 바른 인재로의 성장을 위해서도 인성교육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조회장은 “부모로서의 사랑과 관심으로 자녀를 바로 키우는 노력이 사회적으로 확산돼 우리 교육이 새로운 발전의 계기, 새로운 인재 양성의 계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김경식 경북대 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는 “우리 교육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의 하나는 바로 과도한 ‘학력사회’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각성과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김 교수는 현재와 같이 교육이 악화시키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력, 경제력, 사회적 자본을 보다 많이 가진 이른 바 ‘가진 자’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배려하는 사회적 각성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부모를 대표한 김연자 안동 고등학부모 연합회장은 “교육의 문제점은 학생들의 학구열보다 학부모의 과도한 학구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가정에서는 옷을 입혀주는 것이 아니라 입는 방법을 알려주는 엄마가 필요하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적성을 정확하게 알도록 실질적인 특기적성황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관객들은 ▲공교육으로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방안 ▲자유학기제의 전망 ▲대입시에서 대학자율화의 수준 ▲인성교육의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질의하는 등 교육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콘서트의 좌장을 맡은 정운찬 이사장은 “오늘 토론을 통해 토론자들은 우리의 교육이 개혁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평가하고, “교육문제의 해결방법에 대해선 입장에 따라 서로 ‘차이’가 있지만 우리사회의 올바른 전진과 발전을 위해 공통의 해법으로서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모아가는 계기를 열었다는 점에서 이번 콘서트는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안동 콘서트는 바사연을 비롯해 한국부인회 총본부,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 공동주최했으며 SBS문화재단, 안동시, 안동교육지원청, ㈜재능교육이 후원했다. 토크 콘서트는 오는 10월 광주, 오는 12월 서울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바른사회운동연합 | 2015-08-25 | 조회 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