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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리더십·태도·습관 몽땅 바꿔야… 매주 ‘08시 경제회의’ 개최하라

허민 *(現)문화일보 대기자/ 전임기자

윤 대통령, 리더십·태도·습관 몽땅 바꿔야… 매주 ‘08시 경제회의’ 개최하라


(2024.12.03_문화일보 게재)

 

허민의 정치카페 - 윤 대통령의활수

 

박정희·김대중·이명박의 경제리더십 배우기…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경구 되새겨야

 

변화·혁신 최대의 적은 대통령 자신관료사회 일신하고 경제 살려야 국민도 정권도 살아


한국은 지금 저성장의 수렁 속에 빠졌다. 성장률이 2년 연속 1%대에 머물지 모른다는 불길한 뉴스가 전해지고, 대한민국을 먹여 살려온 주력산업들이 경쟁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아찔한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어야 나라가 산다. 윤석열 대통령의 활수(活手)는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는 다짐, 경제부터 살리겠다는 각오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매주 한 차례씩 늦어도 오전 8시에는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겠다는 결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대통령들


박정희가 이룩한 경제적 업적은 지금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정권이 무너진 후에도 40년 이상 국민이 먹고살 거리를 만들어 놓은 그였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과 전자산업이 이때 시작됐고, 집권 18년 동안 연평균 9.2%의 성장을 기록했다.


박정희의 경제 리더십은 두 개로 이뤄졌다. 첫째 각종 경제회의 참석·주재 및 토론, 둘째 보수-진보를 넘나든 엘리트 기용. 지금의 비상경제대책회의라 할 수 있는 ‘월간경제동향보고회의’는 1965년 1월부터 147회가 열렸는데 박정희는 딱 한 번 빼고 다 참석했다. ‘수출진흥확대회의’도 1966년 2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152회 열렸다. 초대 경제수석을 지냈던 신동식은 “대통령이 직접 경제지표를 챙기니 정부 관료들이 열심히 안 뛸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박정희는 1963년 취임 후 자신이 무너뜨린 2공화국 민주당 정권의 엘리트 관료들을 쓰기 시작했다. 장면 내각에서 부흥부·상공부 장관을 지낸 태완선을 건설부·경제기획원 장관에 썼고, 재무부 장관을 지낸 김영선을 국토통일원 장관에 발탁했다. 자신이 감옥까지 보냈던 이승만 정권 때의 관료 신현확도 보건사회부·경제기획원 장관에 기용됐다.


이명박(MB)도 무척이나 부지런한 대통령이었다. 2008년 2월 취임 후 3월 3일 열린 첫 국무회의를 오전 8시로 조정했다. 노무현 때의 오전 9시 30분보다 1시간 반이나 당겨졌다. 부지런한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비서실 참모들은 오전 5시에 기상했고 6시 30분에 청와대에 도착해 7시부터 회의를 준비하는 살인적 일정을 감내했다.


MB 정부 출범 100일째 되는 2008년 6월 3일자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은 이렇게 쓰고 있다. <…3월 20일 오전 7시, 이명박 대통령은 거시경제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변동사항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경제를 하나하나 체크해야 한다”면서 “관계 장관들이 협력해 매일매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정 핵심은 경제


MB의 리더십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은 세계 금융위기(2008년) 직후인 2009년 1월 8일부터 시작된 ‘비상경제대책회의’다. 회의는 대통령의 해외출장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주도 빠짐없이 개최됐고, 국가수반인 대통령은 매주 참석해 경제지표들을 점검·독려했다. 때론 벙커회의도 가졌다. 대통령 일정표에 매주 목요일 아침은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선점했다.


‘국정 핵심은 경제’라는 신념은 박정희·이명박 등 보수정부뿐 아니라 진보정부에서도 이어졌다. 김대중(DJ) 대통령이 집권당을 탈당한 2002년 5월 6일, 박지원 비서실장이 춘추관에 들러 DJ 남은 임기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언급했다. “대통령은 정당 정치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경제 회생에 전념하실 것입니다.” DJ의 ‘정치 no 경제 only’를 천명한 순간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속에서 취임했던 DJ는 79세 퇴임 때까지 재임 기간 내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경제대책조정회의’ 등 각종 경제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멈추면 뒤처진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DJ 정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6%였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이 앨리스에게 말한다. “제자리에 있으려면 전력을 다해 달려야 해.” 주변 환경이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해 뛰어야 제자리에 머물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경쟁사회에 적용한 것이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레드 퀸 효과’다.


윤석열 정부가 사는 길은 전력 질주에 있다. 쉼 없이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 미국이, 중국이, 일본이, 유럽이, 모든 나라가 죽을힘을 다해 뛰기 때문이다. 한국의 8대 주력산업 중 7개 산업이 중국에 뒤처졌다고 하는 시점이어서 더욱 절박하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살고 윤석열 정부도 산다.


◇무엇을 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리더십 스타일과 정책, 태도와 습관까지 몽땅 바꿔야 한다. 윤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올 3월까지 매달 주재했지만, 22대 총선 이후 중단했다. 그러면 안 된다.


변화·혁신에 있어 최대의 적은 대통령 자신이다. 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이렇다. ①매주 오전 8시 정례 경제회의를 소집해 반드시 참석할 것. 현재의 대통령 주재 ‘경제점검회의 상설화’를 검토해도 좋겠다. ②국정쇄신으로 공직사회를 일신하고 기업인의 애로를 경청하며 풀어줄 것. ③정당정치에 대한 불개입을 실천할 것. ④이 모든 것을 실천하기 위해 리더십 스타일과 태도, 생활습성까지 죄다 바꿀 것.


변화·혁신에 있어 또 다른 적은 관료사회의 저항이다. 관료는 한 번 말해서는 거의 듣는 법이 없다. 한양대 교수를 지낸 조창현은 방송위원장 시절 겪었던 관료의 습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전에 실·국장들을 불러 혁신 과제들을 주문하면, 오후에 한 명씩 들어와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고 말한다.”


관료주의는 대통령제의 고질병이다. 리처드 뉴스타트의 책 ‘대통령의 권력’에는 미국 34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아이크(‘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애칭)를 바라보는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의 독백이 나온다. “그(아이크)는 여기(백악관) 앉아서 ‘이것을 해라, 저것을 해라’라고 말하겠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불쌍한 아이크.”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관료사회의 복지부동에 직면한다. 임기가 지날수록 대통령의 말은 점점 더 힘과 권위를 잃어간다. 단임제 대통령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대통령이 죽어라 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활수


정부나 관료 조직은 지도자의 태도와 의지, 실행력을 보고 따른다. 대통령이 아침부터 뛰면 참모와 관료들은 업무보고와 회의자료를 챙기기 위해서라도 새벽부터 뛸 것이다. 그래야 경제도 나라도 국민도 살고 대통령 자신도 산다.


용어 설명


‘레드 퀸 효과’는 주변 환경과 경쟁대상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뒤처지거나 제자리에 머무는 현상. 루이스 캐럴의 소설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이용해 진화학자 리 밴 베일런이 정의.


‘대통령의 권력’은 루스벨트에서 레이건까지 미 대통령들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권력 리더십을 다룬 리처드 뉴스타트의 책. 그는 대통령의 권력이 법률적 권한이 아니라 설득력에서 나온다고 봄.


세줄 요약


경제대통령들 : 한국은 지금 저성장의 수렁 속에 빠져. 윤석열 대통령의 활수는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는 다짐, 경제부터 살리겠다는 각오로부터 시작돼야. 박정희·김대중·이명박 등 경제대통령들로부터 배울 필요.


국정 핵심은 경제 : ‘레드 퀸 효과’에 따르면 죽어라 뛰지 않으면 도태됨. 경제대통령들은 이른 아침부터 각종 경제회의를 주재하거나 참석해 토론하는 일을 주요 과제로 삼음. 윤석열 정부가 사는 길도 전력 질주에 있어.


무엇을 할 것인가 : 대통령이 매주 오전 8시 경제회의를 소집해 관료사회 일신해야. 이를 위해 리더십과 태도와 습관까지 몽땅 바꾸는 게 중요. 대통령이 바뀌어야 경제가 살고 나라가 살고 국민이 살고 자신이 살 수 있어.

등록일 : 2024-12-04 15:28     조회: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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