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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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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검모’ 편애와 ‘욕하면서 닮는다’

이석구 *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전 언론인

    ‘서검모’ 편애와 ‘욕하면서 닮는다’

 

 

 거의 마무리된 윤석열 정부의 고위직 인사 특징은 한마디로 “서검모”다. 서울대, 검사,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들의 중용을 일컫는 말이다. 대통령실과 행정부 장차관급 인사 중 13명이 검사, 11명이 모피아 출신이다. 대학은 주로 서울대 출신이다. ‘윤석열 검찰 라인에 의한 검찰 공화국’이란 야당의 비판도 일응(一應) 일리가 있다.
 
 대통령이 믿는 사람들을 불러 함께 일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어찌 보면 당연하다. 윤대통령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평생을 검사로 보냈다. 그러다 보니 과거 대통령들 보다 인재풀이 좁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서울대, 검사, 고시 출신 편중이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들 외에는 인재가 없냐는 비난을 들을 만하다.
 
 윤대통령 측은 “공직이 요구하는 역량을 기준으로 적재적소 인사를 한 것”이라고 해명한다. 검사들은 능력이 있다. 머리 좋고 공부 잘한 사람들이다. 고시 출신 모피아들도 그런 면에서 다르지 않다. 이들은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이들은 공정과 상식, 법치를 내걸고 당선된 윤대통령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런 면에서 윤대통령이 함께 일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능력과 효율성을 갖춘 검사를 중용하는 것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실이나 행정부는 관리만 하는 곳이 아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정책을 개발하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 국민에게 감동도 줘야 한다. 관리능력과 창의력, 감성은 별개다. 주로 공부만 한 검사나 고시 출신이 인문학적 사고마저 갖췄다는 것은 검증된 바 없다. 검사는 과거를 헤쳐 보는 사람이다. 미래를 보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주로 범인들을 접하고 살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했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탈피,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용산으로 가겠다고 했다. 청와대라는 구중궁궐에 갇히게 되면 제왕적 대통령이 되기 쉽다고 밝혔다. 검사들은 검찰청이란 공간에서 범법자를 다루며 평생을 보낸다. 그들은 법이라는 잣대로만 세상을 봐 왔다. 법은 근본적으로 성악설에 기초한다. 그런 사고에 젖은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에 너무 많이 들어서고 있다.
 
 언어가 사유를 지배한다는 말도 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같은 사고를 하기 쉽다. 우생학적으로도 동종교배는 둔재(鈍才)를 낳는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모일 때 창의성이 발휘되기 쉽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다양성은 필수다.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직역(職域)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연유다.
 
 요즘 대학에서는 복수전공이 대세다. 학과 사이의 담장도 허물어지고  융합(融合)이 유행이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카이스트 융합인재학부 등 융합대학이 각 대학에 속속 설치되고 있다.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인문대학 리드 칼리지 철학과 1학년 중퇴다. 공대출신이 아니다. 그는 중퇴 후 18개월간 청강생으로 캘리그래피(멋글씨) 등 다양한 강의를 섭렵했다. 이런 과정에서 생성된 그의 인문학적 사고와 창의력은 스마트폰이란 결과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무조건 검사나 고시 출신 관료들이 인문학적 사고가 부족하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 부단히 책을 읽고 사고의 지평을 넓힌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온 세계는 이와 전혀 다른 딱딱한 법전과 규칙, 규제의 세계다. 또 범임들을 주로 상대했다. 그래서 그들의 사고가 너무 경직되지 않을 까 우려되는 것이다. ‘끼리끼리’ 어울리다 보면 뭐가 잘 못된 것인지 모를 수도 있다. 법가사상 신봉자라면 더욱 큰일이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부는 성공하기 힘들다.
 
 지난 정부가 왜 실패했는지 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재인 정부는 주로 운동권과 민변 출신으로 청와대와 정부요직을 채웠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얼마나 비판을 했는지 생각해 보자. 문재인 정부의 편향된 인사와 이념 편중 정책은 정치입문1년도 안된 검찰총장 출신에게 정권을 내주는 원인이 됐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다. 윤정부도 전정부의 ‘끼리끼리 문화’를 닮지 않길 바란다. 실패한 정부를 또 보고 싶지 않다. 그건 대한민국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등록일 : 2022-06-09 10:28     조회: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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